정읍시 북면 복흥리 산226-1번지 일대(국립정읍숲체원 진입도로공사 구간 내)에서 진행 중인 ‘2026년 산림유역관리사업’이 심각한 생태계 파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서부지방산림청 정읍국유림관리소가 발주하고 정읍산림조합이 시공하는 이 공사는 겉으로는 ‘집중호우 시 수해 방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역의 핵심 생태 축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짓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골짜기는 곳곳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1급수의 깨끗한 물이 흘러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의 중요한 이동 통로 역할을 하던 청정 지역입니다. 생태학적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토목 공사가 시작되면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안내판에 공개된 공사 내용은 생태계 초토화 작전이나 다름없습니다. 무려 2,115 평방미터 면적의 우거진 산림이 ‘지장목 제거’라는 명목으로 베어 나가면서 팔색조를 비롯한 야생조류의 서식지가 전멸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또한, 계곡의 물길을 따라 사방댐 2개소가 들어서고 기슭막이 330m, 바닥막이 4개소 등이 콘크리트와 석축(찰쌓기)으로 빼곡히 들어설 예정입니다. 자연적인 계류가 인공 수로로 변하면 수달의 이동 통로는 완전히 차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2,605 입방미터의 토사 절취와 암석 파쇄까지 더해져 골짜기의 원형은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길이 조금 무너져 내린 형태였을 뿐 물길은 온전했던 곳입니다.
행정의 난맥상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현장 안내판의 구조물 내역에는 일련번호 ‘5번’이 통째로 누락된 채 4번에서 곧바로 6번으로 넘어가는 촌극을 빚고 있습니다. 수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안내판 조차 제대로 검수하지 못하는 부실 행정이, 과연 까다로운 환경 절차와 공사 감독은 적법하게 수행했을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정읍국유림관리소가 사업 계획 단계에서 이 골짜기에 서식하는 팔색조와 수달 등 법적 보호종에 대한 제대로 된 환경조사를 실시했는지 의문입니다. 재해 방지라는 명분이 멸종위기종의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정읍집강소는 이번 복흥리 사방사업의 사전 환경성 검토 자료와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꼼수 행정과 무분별한 토목 공사로 인해 정읍의 소중한 자연 유산이 사라지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감시와 추적을 이어가겠습니다.
2026.06.01 정읍집강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