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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양림·캠핑장 쏟아붓는 정읍시, 민간 민박·골목상권 숨통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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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 생업 자멸 구조 모른 채 ‘파크골프장’ 환상에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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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혈세로 민간과 숙박 경쟁… 지역 경제 자해 행위 멈춰야”
천혜의 자연경관인 내장산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정읍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정작 국립공원 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온 현지 주민들의 민박과 식당 등 생업 상권은 갈수록 사그라지고 있다. 주민들은 고령화와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꼽으며 “뭐라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취재 결과 정읍시의 상권 고사를 불러온 진짜 범인은 다름 아닌 정읍시의 ‘관제(官製) 숙박·휴양 시설 남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세로 주민 손님 뺏는 정읍시… ‘공공 포식자’의 등장
정읍시는 최근 수년간 내장산 자락과 솔티마을, 칠보산 인근에 자연휴양림, 숲체원, 치유의 숲, 오토캠핑장 등 대규모 공공 숙박·휴양 시설을 잇따라 확충했고 건설할 예정이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수십 년간 국립공원 규제 속에서 소박하게 민박과 식당을 운영해 온 현지 주민들의 생존권을 뿌리째 흔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공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과 캠핑장은 시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저렴한 이용료, 현대식 샤워·편의시설,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시설 면에서 영세한 민간 민박이나 구도심 상권은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방정부가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시설을 지어 주민들의 손님을 빼앗는 ‘불공정 영리 행위’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마을 패싱’ 가속화… 돈은 시가 챙기고, 주민은 매연만
이러한 관제 숙박시설은 외지 관광객이 마을 골목으로 스며들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는 ‘마을 패싱(Bypass)’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관광객들은 차를 타고 도로를 지나쳐 시가 지어놓은 휴양림이나 오토캠핑장으로 곧장 들어간다. 숙박과 식사, 휴양을 시 시설 내부에서 완벽하게 해결한 뒤 떠나기 때문에, 인근 솔티마을이나 주변 옛 동네 민박·식당에는 돈 한 푼 떨어지지 않는다. 국립공원 특수(特需)로 발생하는 숙박·휴양 수입은 시와 외부 위탁업체가 독식하고, 주민들에게 남는 것은 단풍철 교통 체증과 소음, 매연뿐이다.
전문가들은 “국립공원 주변 경제의 핵심은 방문객의 소비가 주민들의 주머니로 직접 흘러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라며 “정읍시가 직접 숙박업자 노릇을 하면서 국립공원이 가져다줄 체류형 경제 효과를 시 스스로 가로채 버렸다”고 지적한다.
본질 가려진 주민들… ‘파크골프장’이라는 마지막 착시
더 큰 문제는 정작 피해를 입고 있는 현지 주민들이 이 거대한 자멸 구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대형 공공 인프라를 유치할 때마다 “수백억 예산이 들어오면 동네가 산다”는 개발 환상을 심어주었다. 관제 숙박시설로 인해 생계의 뿌리가 잘려 나가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그 원인을 알지 못한 채 시가 던져준 ‘32홀 파크골프장 조성’이라는 카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크골프장은 당일치기 방문객 위주로 운영되어 기존 민박이나 식당 상권을 부활시키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주민들은 “파크골프장이 들어서야 지역이 산다”며 환경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자체의 정보 차단과 정치적 치적 쌓기 행정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자신들의 목을 죄는 관제 개발의 상처를 또 다른 개발로 메우려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행정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국립공원을 옆에 두고도 정읍시의 골목 경제가 시들어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자체가 민간 상권과 경쟁하는 ‘포식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정읍시가 진정으로 주민들을 살리고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고자 한다면, 스탠드형 공공 시설 확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시 스스로 숙박 사업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솔티마을 등 기존 마을이 가진 고유한 생태·문화 자원을 활용해 주민 주도형 민박과 골목 상권을 지원하고 연계하는 행정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2026.09.26 <정읍집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