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지표 달성 위주의 행정 주도 혁신, 시민 체감도 낮아
전략 1순위 ‘시민 참여’, 정작 계획 수립 과정에선 소외 지적
정읍시가 2026년 혁신 실행계획을 수립하며 '시민 중심'의 시정 변화를 선언했으나, 정작 혁신의 설계 단계에서 시민의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발표한 계획은 4대 전략과 86개 실행과제를 담고 있지만(공개문서에는 이마저도 없다), 이는 시민의 직접 참여보다는 행정 내부 부서들의 발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행정 스스로의 혁신, ‘내부 성과 관리’ 한계 뚜렷
정읍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정부혁신 종합평가 '우수 등급' 달성을 핵심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30개 부서가 동원되어 전년 대비 과제 수를 늘리는 등 양적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행정이 스스로 과제를 발굴하고 평가하는 방식은 조직 내부의 성과 지표를 채우는 데 치중될 수밖에 없다. 행정이 내부 논리에 갇혀 스스로를 혁신하기를 기다리기보다, 시민이 시정의 문제를 진단하고 직접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로부터의 혁신'이 필요하다.
■ 슬로건에 멈춘 ‘참여 거버넌스’, 실질적 통로 열어야
이번 계획의 제1전략은 '시민주도 참여·소통 거버넌스 구현'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 전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에 포함된 사전점검표를 살펴보면 정책 수립 전 시민 의견 수렴이나 이해관계인과의 소통 항목이 구체적인 실천 없이 형식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과제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계획 수립 과정은 행정 내부의 결재 절차를 거쳐 확정되었을 뿐 시민들이 직접 검토하거나 수정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 "시민이 정읍시를 혁신해야 진짜 혁신"
진정한 혁신은 행정이 세운 계획에 시민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수립한 혁신의 방향을 행정이 집행하는 구조에서 시작된다. 시민 중심의 혁신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재의 실행계획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이 직접 과제의 타당성을 따져 묻는 '절차적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는 향후 수시로 과제를 점검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보완 과정이 단순히 행정 점검에 그칠지, 아니면 시민들에게 혁신의 주도권을 내어주는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될지는 정읍시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정읍집강소> 26.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