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집강소( 井邑執綱所)
Home

[기획] 정읍시 정보공개심의회, '퇴직 공무원'이 점령했다… ‘그들만의 리그’ 전락

정부 지침상 "퇴직 공무원 배제 권고" 비웃듯 위촉직 5명 전원 퇴직자로 채워 내장산 대규모 개발 사업 이의신청 건, 토론 없는 '서면심의'로 요식 행위 전락
정읍시의 투명한 정보공개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정읍시 정보공개심의회'가 사실상 전·현직 공무원들로만 채워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 공식 지침이 권고하는 외부 전문가 위촉 기준을 정면으로 위배하면서까지 퇴직 공무원들을 무더기 위촉한 사실이 확인되어, '제 식구 감싸기식 밀실 심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침은 "배제하라"는데… 정읍시는 100% '퇴직 공무원' 위촉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정보공개심의회는 비공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등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의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이를 위해 위원장(부시장)을 제외한 위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외부 전문가(교수, 변호사,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읍집강소가 확보한 '2026년 제8회 정읍시 정보공개심의회 개최 계획'에 따르면, 정읍시 정보공개심의회는 당연직 공무원 2명(부시장, 총무과장)과 위촉직 위원 5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놀랍게도 위촉직 위원 5명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 '퇴직 공무원' 출신이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공식 실무 지침인 『정보공개 운영 안내서』의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다. 행안부 지침은 심의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해당 기관 및 소속·산하기관의 근무 경력이 있는 직원(전직 직원이라도 가급적 배제)"하도록 배제 대상 예시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정보공개제도과는 민원 답변을 통해 "정부 지침상 퇴직 공무원은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위촉은 개별 지자체의 자치 권한에 속해 소관 부처가 직접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혀, 지자체의 편법적인 심의회 구성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중대 사안을 안방에서 사인만? '서면심의' 꼼수 논란
더 큰 문제는 심의의 형식이다. 이번 제8회 심의회에 올라온 안건은 시민 사회와 환경 단체의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인 '내장산국립공원 관련 자료(내장산 파크골프 체험시설 기본계획서, 국립공원위 제출 심의자료 일체, 사업타당성 조사 및 환경성 검토 보고서)'에 대한 비공개 결정 이의신청 건이다.
조례상 안건이 '경미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서면심의를 허용하고 있으나, 정읍시는 이 중대한 안건을 위원들이 모여 토론조차 하지 않는 '서면심의(7.13~7.14)'로 대체했다.
지역의 환경·공익적 가치와 직결된 민감한 개발 사업 정보공개 여부를, 전원 퇴직 공무원으로만 짜인 위원들이 각자 안방에서 서류만 보고 사인하는 방식으로 해치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 사회에서는 "사실상 후배 공무원들의 비공개 처분을 그대로 통과시켜 주기 위한 요식 행위이자 꼼수 심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셀프 점검'엔 문제없다? 안일한 행정이 부른 신뢰 추락 정읍시가 작성한 사전점검표에 따르면 '이해충돌 가능성'이나 '특혜 가능성' 등에 대해 모두 "없음"으로 자가 진단했다. 수십 년간 정읍시 행정을 지휘했던 선배 공무원들이 후배 공무원들의 결정을 심사하는 구조적 이해충돌을 두고도 행정 스스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고개를 끄덕인 셈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는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민주주의의 기초 체력이다. 법의 취지를 아전인수로 해석해 전직 공무원들의 안방 리그로 변질시킨 정읍시의 정보공개심의회 구성은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변호사,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 등 '순수 외부 전문가'를 위원회에 합류시키고, 중대 안건에 대한 투명한 대면 심의 체계를 확립하지 않는 한 정읍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읍집강소는 이번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구성의 위법·부당성에 대해 감사원에 정식 공익감사 제보를 접수하고, 이후 진행 과정을 끝까지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