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읍시의 ‘양자역학’ 행정… 화장실 사놓고 골프장 땅 보러 다녔나?
신태인 파크골프장, 기본계획 수립 1년 전 ‘화장실’부터 덜컥 구매설계도가 기본계획보다 11개월 앞서는 ‘타임머신’급 행정 절차 포착
정읍시의 행정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 모양입니다.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물건부터 사고 설계도부터 뽑아버린 황당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본지가 신태인 파크골프장 관련 계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객전도’식 행정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1. “화장실은 샀는데, 놓을 땅이 없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선(先) 쇼핑, 후(後) 계획’입니다. 정읍시는 사업의 뼈대인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계약(2022-12-07)을 맺기도 전인 2021년에 이미 주요 물품들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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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예취기(1,020만 원)와 경기용품(363만 원)을 미리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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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무려 7,200만 원 상당의 이동식 화장실과 초소를 구매했습니다.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시점에 화장실부터 사들인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화장실을 너무 쓰고 싶어서 파크골프장 사업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조소 섞인 비판까지 나옵니다.
2. 설계가 계획을 앞지른 ‘타임머신’ 행정
행정 절차의 인과관계를 무시한 ‘역행 행정’은 데이터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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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가 계획보다 11개월 먼저: 9홀 조성공사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2022-01-07)이 정작 사업의 근거인 기본계획 수립(2022-12-07)보다 11개월이나 앞서 완료되었습니다. 집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도 하기 전에 상세 설계도부터 받아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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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는 뒷북: 설계를 마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2022-04-08)에 착수했습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 짜놓은 설계안에 맞춰 환경 평가를 요식행위로 끼워 넣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시민 혈세는 ‘장비병’ 해소용인가
데이타가 보여주는 정읍시의 행태는 전형적인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시행만 해)’식 행정입니다. 일단 예산부터 집행해 물건을 사놓음으로써 사업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대못 박기’ 의혹이 짙습니다.
정읍시는 이제 답해야 합니다. 2021년에 미리 사둔 7,200만 원짜리 화장실은 1년 넘게 어디서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까? 시민의 소중한 혈세를 ‘쇼핑 자금’ 정도로 여기는 정읍시의 타임머신 행정에 대해 공공 감사 기관의 엄중한 조사가 시급합니다.
<정읍집강소> 2026.05.03
자료 출처: 정읍시청 계약정보공개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