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국립공원 제4주차장 내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을 두고 행정 절차의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구상'이 확정되기도 전에 '자연환경 영향평가' 계약이 먼저 체결되는 등 상식 밖의 선후 관계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1. 설계도 없는데 검토부터? 상식 밖의 행정 순서
일반적인 행정 절차에 따르면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시설의 위치, 규모, 토지 이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이후 확정된 구상안을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생태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조사 대상(구상)이 있어야 조사(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보된 용역 현황에 따르면, 자연환경 영향평가 용역 계약일은 2025년 8월 28일인 반면, 기본구상 용역 계약일은 그보다 하루 뒤인 8월 29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에 미칠 영향부터 평가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정읍시제공>
2. 하루 차이 발주... 사실상 ‘답정너’식 요식행위
두 용역의 계약 시점이 단 하루 차이라는 점은 실질적인 검토 과정이 생략되었음을 시사한다. 기본구상에서 도출된 환경 보호 대책이나 입지적 제한 사항이 영향평가 과정에 반영될 시간적 여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영향평가가 사업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행정 절차를 통과하기 위한 ‘형식적 도구’로 전락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3. ‘2천만 원’ 이하 쪼개기 수의계약 의구심
용역 금액 설정 또한 석연치 않다. 기본구상 용역의 경우 1,973만 원으로 책정되어,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한선인 2,000만 원에 근접해 있다. 하나의 통합된 용역으로 진행할 사업을 여러 갈래로 쪼개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내장산국립공원은 지역의 소중한 생태 자산이다. 시민 사회는 이번 사업이 환경 보전이라는 국립공원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그리고 행정 절차가 특정 목적을 위해 왜곡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